교환일기

[3] 내 주먹맛을 볼래?

song_hyejin_ 2023. 11. 18. 06:46

 

 

 

11월 8일기숙사 신청결과가 나왔다고 UTS에서 메일을 보내왔다

 

학교 홈페이지와 기숙사 신청 사이트가 나누어져 있어서

(UTS는 홈페이지 하나에서 다 해결하지 못하고 사이트가 다 따로따로 있어서 조금 불편하다)

예상치 못하게 회원가입을 하느라 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나는 한치의 의심없이 될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떨어졌지뭐야,,

 

 

이례적으로 사람이 몰렸다는데

애초에 students from around the world를 600명 받는다면서

외국인을 위한 기숙사 자리가 150개밖에 없으면 어째요...

 

 

(아니 신청해줘서 고맙다길래 된줄알았자나요;)

 

그래도 그 외에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이 때부터 조금 비상 걸려서

학부연구생으로 있는 연구실 컴퓨터로

하라는 일은 안하고 숙소나 봤더랬다

 

(이런 상황은 내 시나리오에 없었는데)

 

 

얼마 후에 학교 기숙사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사설기숙사교외숙소, 홈스테이, 부동산 거래 등 관련 링크들을 정리해서 보내주었다

 

그래도 완전히 무책임하지는 않구나...

 

 

숙소를 알아보는 동안 내 선택기준은 이랬다

 

1. 호주까지 가서 부동산 거래는.. 못하겠고..^

 

2. 홈스테이는 일단 남의 가족한테 얹혀살기가 너무 불편할 것 같았다

또 집마다 규칙이 있어서 (통금시간이나 화장실 사용시간, 종교 등) 자유롭지 못하고

일단 좋지 못한 호스트를 만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했다...

 

3. 셰어하우스도 관심이 있었는데, 사설 학생기숙사가 안전이나 청결면에서 훨씬 우수할 것 같았다

다만 학생기숙사가 셰어하우스에 비해 제법 비쌌을 뿐..

 

4. 제발 깨끗한 곳을 들어가고싶었다

벌레와 마주치면서까지 호주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체감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학교와 도보거리에 있는 사설기숙사(Iglu, Scape)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돈 낸다고 들어갈 수 있지도 않았다 허허 자리가 없더라고

 

 

다들 되게.. 부지런하더라고..?

 

(틀린말 하나 없는 명수옹)

 

 

 

처음에는 2인실은 도저히 불편할 것 같아서 안중에도 없었는데

(통화를 너무 시끄럽게 하거나, 화장실을 너무 더럽게 쓰거나, 인종이 달라서 특유의 향이 나거나 한다는

쉐어룸을 썼던 사람들의 후기들이 있었다)

2인실이고 뭐고 자리가 없어서 그냥 어떻게든 들어가야하나 싶은 지경이었다ㅎ,,

 

 

사실 IgluScape 같은 사설기숙사는 지점이 여러 개가 있고,

대부분 내가 가는 시드니 공과대학 근처에 몰려있기 때문에

 

당연히 학교근처일거라 생각하고

자리가 있는 곳을 예약까지 잡아놓았던 적이 있는데,

 

① 예약금 바로결제 ② 24시간 내에 계좌이체 중에 고민을 하다가

왠지 돈을 바로 내기는 마음이 불안해서 계좌이체를 선택하고 나서

구글맵으로 학교와 도보거리를 확인했더니

2시간 40분이 뜨는 걸 보고 식겁했었다

 

진짜 아무리 마음이 급했어도 그 때의 나를 이해할 수 없음

 

다행히 시간 내에 돈을 안냈더니 취소가 됐지만 바로 결제해버렸으면 어케될뻔....

 

 

 

그 후로 대기란 대기는 다 걸어놓고

사설기숙사에 메일을 보내며 가능한 방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애원을 하고 다녔다

 

 

내가 기숙사들과 주고받은 메일들이 보이냐며...

 

 

그러다 Iglu에서 내가 대기를 걸어놓았던 방 (single bed shared bathroom)의 자리 하나가 났다며

혹시 관심이 있는지 메일을 보내왔는데,

나는 냅다 좋다고 답장을 보냈다 (좋은 정도가 아니라 걍 저 주세요 제발)

 

Iglu에서는 그렇다면 application form을 제출해달라며 링크를 첨부해줬는데,

문제는 내가 이전에 한 번 잘못 예약했다가 취소했던 방

취소처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었던 건지

한 사람이 중복예약을 할 수는 없다며 오류가 발생했다..

 

이거 문제될라나 초조해하며 이글루에 문의해서

네이버메일 대신 구글메일로 대체해서 신청함 휴

하지만 이것만이 문제는 아니었지

 

 

그렇게 이후 절차를 안내받는데,

예약금을 보내주고, 송금 영수증과 함께 CoE를 제출해야 했다

 

여기서 CoE가 뭐냐면

Confirmation of Enrolment = 입학허가서

학교에서 '너 호주에 들어올 자격 있음' 하고 보내주는 서류이다

 

근데 이 포인트에서 탈모가 올 뻔 했다

(안그래도 요즘 가르마 넓어졌는데)

 

 

왜냐면 나는 이 때까지 UTS에서 CoE를 받지 못했셔...

 

외국인 학생을 모두 수용할만한 기숙사도 없는데

숙소를 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서류는 아직도 안보내준다,,?

심지어 벌써 사설기숙사는 자리도 없어서 다 대기상태인디

진짜 내 주먹맛을 보고싶냐고.

 

마음이 급했던 이유는

저 방을 잡아두기까지 데드라인

바로 다음날 오전 11시 (호주) = 오전 9시 (한국)까지였고,

문의를 해서 답장을 바로 받기에는 호주 기준 근무시간이 끝난 상태였다

 

근데 돈을 먼저 냅다 보내기는

'CoE도 없이 돈 먼저 보낸 네 착오니까 못돌려줘' 해버릴까봐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고 껄껄

 

 

일단 Iglu측에는

CoE 대신 학교에서 이전에 받은 다른 서류가 있는데 유효한지,

학교 측에는

나 기숙사자리를 겨우 잡았는데 CoE를 아직 못받아서 내가 UTS 학생이란걸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나 서류가 있는지

문의 메일을 보내놓고

 

 

 

다음날 호주 기준 영업시간이 시작할 때 = 한국의 오전 7시에 일어나서

메일 답장이 올 때 까지 두시간 넘게 뜬눈으로 폰을 붙잡고

메일함을 하염없이 새로고침 할 뿐이었다...

 

 

이미 그 어느 곳에서도 답장을 받지 못한 채

데드라인은 30분정도 지난 후였고..

Iglu측에서 'CoE가 있어야하는데, 일단 너가 갖고 있는 서류를 보내주면 한 번 체크해볼게' 라고 답이 와서

후딱 보내고 살짝 마음의 안정을 찾은 채로 한시간정도 잠이 들었다 (잠이 오긴 하더라고)

 

그런데 그 사이에 꿈을 꿨는데

메일함에 학교에서 보내준 CoE가 있는거시다..

진짜 혼신의 힘으로 눈을 떠서 메일함을 확인했더니

Iglu측에서 받아줄테니까 CoE 받으면 보내주라는 메일이 와있었다...

 

인류애에 감동해벌임 진쟈로

 

 

그렇게 예약금과 함께 really appreciate한다는 감사메일을 보내고

같은 날 낮에는 학교에서 CoE까지 받았더랬다

 

 

(이 와중에 바로 CoE보내준 학교의 일처리에 나름 만족한 소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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