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17] 여름의 끝자락을 잡으ㅁㅕ...

song_hyejin_ 2024. 4. 5. 00:27

 

라고 하기에는 아직 넘 더운 호주... (근데 임시저장 해가면서 쓰다보니까 가을이 옴)

한국보다 건조해서 기온 대비 체감온도는 높지 않지만 햇빛이 강하다..

 

그래도 사실 한국에서는 30도 넘어가면 푹푹 찌는 날씨이겠거니 싶은데, 여기는 바람이 많이 불고 그늘에 들어가면 훨씬 낫다 (안덥진 않어...)

 

 

쨋든. 금요일이 공강이라 과제가 없으면 어디라도 나가보려고 하는데, 내가 바다에 갈 때마다 날씨가 흐렸던 바람에.. 바다를 제대로 구경해본 적이 없어서.. 날씨도 좋은 김에 본다이비치로 나가보았다

 

 

내 기억 속의 본다이비치는 이렇게 예쁘지 않았는데... 역시 날씨가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처음 본다이 비치에 갔을 때는, 날이 흐리고 파도도 강하고 무엇보다 바다 비린내가 많이 났었는데..ㅎ

시드니 하면 본다이비치가 가장 유명한 해변이라, 사실 그 때 보고 그렇게까진 아닌데 하면서 실망했던 기억을 안고.. 날이 화창할 때 다시 가보니 훨씬 예쁘도라..

 

그리고 바다냄새도 덜났음(?)

흐린날에 비해 파도가 강하지 않아서 공기중에 바닷물 입자가 비교적 적지 않았을까 하는 공대생의 추론임

반박 받습니다

 

 

아이스버그 수영장도 오늘은 모두 개방되어 있었다

저번엔 파도가 강해서 가끔가다 수영장까지 그 여파가 밀려오기도 했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바다와 가까운 풀의 반절정도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이 날은 완조니 오-픈

 

 

사실 내가 본다이 비치를 갔던 이유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본다이비치부터 쿠지비치까지 coastal walk가 있다길래 바다구경하면서 슬 걸어보려는 계획이었다

그 사이사이에 해변이 굉장히 많은데, 본다이-타마라마-브론테-클로벨리-쿠지 이 순서로 있는 듯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냥 방금 구글맵 켜서 길 따라서 찾아본거야...

 

쨌든 이 사진은 브론테비치인데, 호주는 흥미로운 게 웬만한 해변 옆에는 수영장도 같이 만들어져 있고 (바닷물), 대부분 무료이다

바로 앞에서 얘기한 아이스버그 수영장은 성인기준 9달러였나..? 했던 것 같은데, 이 브론테비치의 수영장은 그냥 개방되어 있다

 

나도 수영은 좋아하지만 바다수영은 조금.. 마음을 먹어야 함..

숙소와 가까우면 모르겠지만 트레인과 버스를 갈아타서 40분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젖은 옷 처리도 번거롭고..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옷 갈아 입기도 힘들고.. 샤워를 해도 집에서 씻는 거랑 다르니까 소금기가 남아있을까봐.. (까다-롭)

 

들어가진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허

 

 

 

굉장히 신기한 게 브론테비치에서 클로벨리 비치로 넘어가는 길에,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동묘지가 있다

제가 또 궁금한 장소가 있으면 돌아가더라도 꼭 들려줘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coastal walk를 하다가 오른쪽에 흰색 비석이 빽빽하게 놓여있는 걸 보고 안내문을 읽어보려 가까이 갔더니 public도 welcome 한다길래 냅다 들어갔다

정말 넓고... 오르막에 위치해있어서 어느정도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묘비들 너머로 바다와 하늘만 보이는 게, 마치 절벽 위에 서있는 기분이다

 

https://g.co/kgs/d5tWcdfhttps://g.co/kgs/d5tWcdf

 

Waverley Cemetery · St Thomas St &, Trafalgar St, Bronte NSW 2024, Australia

4.7 ★ · Ceme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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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빙 돌고 다시 coastal walk 산책로로 복귀

 

 

약 3시간을 걸어 쿠지비치에 도착했다

구글맵에서는 약 1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그건 최단거리 기준이었고..

해안가를 따라서 걸으면 거리가 훨씬 늘어난다..ㅎ 이 날 공강이라 냅다 나왔다가 만오천보 걸었잔아ㅜ

 

 

만오천보를 걷고도 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사러 차이나타운을 다녀왔뎌..

 

저녁엔 파프리카+닭가슴살+사과+양파+계란지단을 넣은 월남쌈과.. 비빔국수..

과식 그잡채임 진짜

나는 하나를 많이 먹는것보다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다 먹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월남쌈을 먹으려니까 비빔국수를 같이 먹고싶은거야.

그래서 비빔국수를 했는데 양조절을 실패해서 그냥 한번에 두 끼먹은 사람 됨.

 

 

 

내가 여기 오고 초반에는 살이 좀 빠지는 것 같았거든..?

자취 처음하니까 밥 뭐해먹어야될지도 모르겠고...

'제대로 안차려먹음+초반이라 많이 돌아다님' 의 조합으로 얄쌍해져서 한국에서 나보다 늦게 출국한 친구도 시드니에서 딱 나 만났을 때 살빠진 것 같다고 했었는데, 이제 익숙해져서 해먹고싶은거 다 해먹으니까 살이.. 더 쪄...

 

60키로 다시 컴백했슴

 

이건 위험하다.. 그래도 한국을 떠났을 때의 모습을 돌아갈 때도 유지는 해야하지 않겟나 싶어서 헬스장이라도 감

400칼로리 넘게 뛰었는데 사진찍고보니까 칼로리랑 시간이 어디로 날라간것임

 

 

 

UTS는 시티에 대부분의 학교건물이 모여있고, 이곳으로부터 도보 40분정도 거리의 무어파크 근처에 위치한 rugby Australia Building이 있는데, 여기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하나 있어서 화요일은 산책 day임..

그 정도면 버스타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나는 걷는 걸 좋아해서 웬만하면 걸어다니기도 하고, 사실 버스타고 가도 30분정도 걸려서... 의미가 없어..

 

쨋든 걸어다니는 길 중간에 인기있는 카페가 하나 있는데, 10시 수업에 등교하다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야외좌석에 앉아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매주 보인단 말이야

게다가 내가 예전에 하트도 눌러놨던 카페라 한번쯤은 들러봐야겠다 싶었거든

 

이 날 수업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 달 지출을 봤더니, 외식을 안하고 밥을 직접 해먹어서 그런지 식비지출이 생각보다 별로 안되능거야...?

그래서 점심은 이 카페에서 때리기루 함

 

https://g.co/kgs/D4wGv2T

 

Dad and the Frog Café · 96 Fitzroy St, Surry Hills NSW 2010, Australia

4.9 ★ · Cafe

www.google.com

 

비싼 클래식치즈 햄버거 머거따...

 

근데 여기 일단 차이라떼가 징짜 도ㄹㅏㅇㅣ임. 

햄버거도 괜찮앗셔 안에 비트같은? 게 있는데 메이플시럽에 졸였나봐 먼가 내용물 하나하나 신경쓴 느낌 (근데 사실 버거보다는 차이라떼.. 찐...)

나중에 차이라떼 또 먹으러 갈거야...

 

 

딸기 잘라서 설탕에 미리 절여놓고, 타피오카펄이랑 요거트 넣은담에, 우유 부어서 만들어먹은 정체모를 음료

맛은 있었는데 타피오카펄 빼고 그냥 산뜻하게 먹는게 더 맛있겠다 생각햇서

 

한국은 딸기가 금인디,,, 여기는 한팩에 3천원정도?

물론 한국 딸기보다는 작고 양도 적지만 그래두 더 쌈ㅜ

 

근데 한국딸기가 최고라고 생각하긴 했어.

 

 

 

삼겹살 김치볶음과 또띠아.. 나의 쩝쩝박사 기록

옆에 양상추 샐러드는 야채를 이렇게 안먹어선 안되겠다 싶어서 마트가서 하나 집어온..

 

송혜진 특

지맘대로 살다가 위기감 느낄 때 한번씩 브레이크 걺

낼 헬스장 가야지 에휴

 

 

긱사에서 moctail night이라고 본인 마음대로 제조하는 무알콜음료? 행사가 있었는데, 룸메 동생이랑 잠깐 다녀왔다

우리 기숙사가 건물도 그리 크지 않고 규모가 작은 편인가..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갱장히 적음..

 

쨋든 나는 그냥 목말라서(?) 음료수 마시고 싶어가지고 갔는데..ㅎ 레모네이드, 수박, 리치, 체리, 민트, 라임, 허니버터칩(??) 등등 음료 재료들이 있더라고

근데 결국 그냥 수박만 갈아마시는 게 제일 맛있더라

 

 

마라탕을 한번 만들어 보았어요...

마라소스 사러 아시안마켓 갔는데 내가 중국어를 읽을 줄 알아야지... 뭐가 뭔지 모르겠는 것임..

 

호주 일반 마트에도 파는 무슨 사람 얼굴 그려진 중국 고추기름이 있는데, 중국인 룸메가 그건 너무 맵다고 다른 소스를 추천해준 적이 있었거든

근데 추천해준 소스는 안보이길래 그냥 맵다는거 사다가 넣었는데, 일단 전혀 안매웠고...

그리고 마라탕 특유의 향이 안나서 쫌 실망이엇네요.

 

나는 그 마라향이 진짜 마라라는 재료가 있는줄 알았더니, 그냥 '얼얼하고 매운 맛' 을 나타내는 단어래

우리가 아는 마라향은 향신료를 다양하게 넣어서 그런 것 같고, 나는 그냥 고추기름만 넣어서 그런지 기대했던 마라탕 맛은 아니었던..

(마라탕 정도는 그냥 사먹자.)

 

 

마라탕 재료로 샀던 팽이버섯이랑 건두부랑 청경채랑 숙주랑... 이거 다 어떻게 처리하나 했는데 볶음면 3번이나 해먹는 바람에 재료 다 싹쓸이

 

고추기름에 청경채+건두부+팽이버섯+숙주 볶다가, 물 한컵 추가해서 고형카레 한블럭+굴소스+간장+설탕 넣고, 미리 삶아둔 우동면 추가하면 끗

간단해도 아주 맛잇담미다

 

 

 

오티 때 만났던 친구랑 학교 korean society에서 여는 그림그리는 행사에 같이 가기로 해서 Rhodes 로 가봤는데, 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을 좋아하는 다른 나라의 학생들도 꽤 있었다

친구가 아는 언니도 오신다길래 이 날 나도 처음 인사하고, 새롭게 만난 또 다른 친구도 있었는데 넷 다 내향인이라 서로의 상태를 너무 잘 파악하는 게 웃겼음..ㅜㅋㅋㅋㅋㅋㅋ

 

왜냐면 그림 그리는 활동이 끝나고 다같이 한국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갔을 때, 다른 테이블들은 진짜 한국 대학가 근처 술집처럼 파이팅넘치고 난리가 났는데...

우리 테이블은 에너지 빨려서 술도 안시키고 성실하게 치킨이랑 떡볶이만 부시다가 넷이 제일먼저 퇴근함ㅋㅋㅌㅋㅌㅋㅋㅌㅋㅋㅋㅌㅋㅋㅋㅋ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간만에 지나친 에너지소비 없이 나름 말도 많이 하다 왔습니다

 

 

여기 떡볶이 맛있더라...? 치킨도 맛도리... 맛집이더라 진쟈..

(내일 떡볶이 해먹을까..)

 

저 양파에 타르타르소스같은거 뿌려져있는 치킨 저거 맛잇엇서ㅜ

떡볶이는 고추 다섯개 그려져있는거 시킨 건데, 호주 식당에선 이만큼 매운거 만나기 어려울 것 같은데, 한국인 기준 안매운 떡볶이였던..

 

 

아니 친구 동아리 따라갔다가 갑자기 위너되어서 사진찍혀가지고 스토리에 업로드 된 거 너무 수치스럽다구요.

그냥 가까이에 서있던 사람 중에 랜덤뽑기 하신 거 아니냐구요.

 

아 근데 머리 진짜 너무 거지존이다... 레이어드라도 더 내고 싶어서 드릉드릉함

쇄골정도 내려오는 레이어드로 다시 기르는 게 목표인데, 그냥 숏컷이랑 중단발 내맘대로 왔다갔다 할 순 업나(?)

 

 

이건 저번에 올렸던 mudcake인데용

다시 설명하자면 진짜 머드처럼 진득한 식감과 엄청난 달달함을 자랑하는 양산형 마트케이크(?)

가방에 넣어서 가져오다가 뒤집혀서 뚜껑에 눌리는 바람에 저렇게 생겼는데 코팅이 어떤 질감인지 딱 알겠지..

 

나를 살찌운 일등공신일 것 같다

다크초콜릿/캬라멜/화이트초콜릿 이렇게 세 종류가 있는데, 지금까지 다크초콜릿과 캬라멜을 먹어본 후기로는 시트는 캬라멜이 덜 달아서 좋았고, 우유에 적셔 먹기에는 다크초콜릿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다크초콜릿은 빵부분까지 더 진득했던 기억,,,

 

 

 

저렇게 먹으니까 헬스장을 오는거임.

겨우 일주일에 한 번 가고 양심의 가책을 지우려는 간사한 마음가짐ㅎ

 

무릎에 충격 덜 가려면 경사 올려서 뛰고 싶은데, 또 덜 힘들게 조금이라도 긴 거리를 뛰고 싶은... 나으 진짜 마음은 뭘까.?

 

 

같은 긱사 사는 친구(?)가 yo-chi라고 surry hills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학생할인을 한다는 소식을 알려줬는데, 마침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 + 할인하는 날 딱 하교길에 여기를 지나와서 가보기로 했다

아사이, 요거트, 바닐라 등등 다양한 아이스크림이 있고, 쿠키도우나 과일, 초콜릿, 시럽 등 토핑이 엄청나게 다양한데, 내가 자유롭게 볼에 먹고싶은 조합을 담아서 무게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나는 아사이+요거트 맛 아이스크림에 크럼블, 쿠키도우 등등을 추가했는데, 쿠키도우 첨먹어봤는데 맛잇도라...?

학생할인 20% 받아서 9달러 좀 넘엇음... 다시 못가지 않을까... 맛은 있어요...

 

 

나 블로그 한참 이어쓰고 있었는데 노트북 멈춰서 껐다 켰더니 다 날라간거 정말 너무 화가나,,,,,

 

ㅎ후 어쨌든 호주 대표 비스킷 팀탐을 먹어보았뎌

한국에도 있는데, 한국에서 판매하는건 인도네시아에서 제조되는거라 제조국이 다르대

호주산은 합성착향료를 안써서 더 비싸지만 맛있다는 듯..?

 

저거 하나에 5달러인데 가끔 마트에서 반값세일 한다길래 존버하고 있었지만.. 50%는 안하고 4달러로 할인하길래 그냥 하나 집어옴

 

진자 댕달어.

저 포장지 왼쪽에 health rate star 5점만점에 0.5점인거 보이냐고.

sweet을 넘어서서 sugary 그잡채임

 

 

며칠 후에 오리지널도 도전해봤지만 여전히 달았다...

그냥 먹기엔 부담스럽고, 토스트 위에 팀탐 반 갈라서 올린다음에 베어먹으면 맛잇뎌

하지만 혈관을 위해서 이제는 자제해야..ㅎ 먹는 실시간으로 건강이 나빠지는 맛임

 

 

누가 기숙사 식탁에 이렇게 올려놨길래 귀여워서 사진찍어놨다

근데 아무도.. 물 안주는 것 같던데.. 결말이 좀 궁금해짐...

 

별개로.. 누군가가 식탁 위에 음식 시켜먹은 종이쇼핑백을 한참동안 세 개가 될 때까지 방치해두고 있는데... 진짜 언제 치울건지..

공용공간에 자기 쓰레기/짐 두는거 진짜 볼 때마다 갑갑해죽겠음ㅜ 개인 쓰레기는 본인이 좀 바로 치우시라구요ㅜ

굳이 방에서 꺼내와서 내놓을 시간에 걍 1층 내려가서 버리고 오면 되잔아ㅜ

 

 

 

UTS에서 유학생 대상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surf camp를 소개했었는데, 프랑스 교환학생 친구가 가고싶은데 같이 가자길래, 나도 경험해볼 수 있는건 하자 싶어서서 같이 신청했었거든

근데 날짜 일주일도 안남았을 때 무릎을 다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연락이 온거야ㅜ

다친건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럼 정해지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담날인가 교환학생 단톡방에 티켓 판다고 글 올리더니 개인적으로 연락은 없었던...

같이 가재서 신청한 (비싼..) 2박3일 캠프 혼자 가게 됐는데 미안하다고도 못들은 나의 황-당함-

 

그래도 혼자 가게 됐다고 안가면 아쉬우니까 그냥 갔읍니다ㅎ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유

 

침대 머리맡에 있는 에어컨에서 먼지가 떨어져서 이불빨래를 한 번 하고싶었는데, 빨면 마를 때까지 이불을 못쓰니까 언제 빨아야하나 하다가, 캠프 가는동안 말려두면 좋을 것 같아서 세탁기 돌려서 널어두고 캠프 출발-!

 

 

오후 6시 반에 셔틀버스가 출발해서 가는동안 노을이 넘 예뻤뎌

주황빛이 쨍하니 나무는 실루엣만 비쳐서 약간 아프리카에서 석양보는 것 같기도 했던...

 

 

surf camp의 위치는 시드니 시티에서 약 2시간 15분 떨어진 gerroa beach

하트 눌러놓은 것들이 기숙사 근처 카페들인데, 딱 봐도 시티를 벗어나면 나무만 그득그득함

 

신청할 때는 몰랐는데, 캠프 시작하던 3월 29일부터 eater day(부활절) 연휴가 시작이더라고..?

호주는 크리스마스와 함께 부활절이 가장 큰 기념일이래

자꾸 전부터 주변에서 이스터데이 이스터데이 하는데 그게 뭔데 싶었던 한국인;;

 

어쩌다 딱 알차게 연휴에 서핑캠프를 가게 되었서ㅎㄹ

 

 

딱 도착해서 안내를 받는데, 한 90명정도 있다는데 나 혼자 아시안걸인겨...

시티 내에서는 인종도 다양하고, 아시아 중동 아메리카 유럽 이렇게 딱 봐도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서 '아 이게 진짜 다인종 국가구나' 싶었거돈?

첨으로 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이 백인이었뎌.. 호주 와서도 첨 보는 광경이라 신기했음

(안그래도 혼자라 쫄았는데)

 

낯가림을 최대한 이겨보내보자 마음먹고 갔는데 인간의 본성은 쉽게 극복할 수 없음

 

 

근데 안내해주시는 분이 여기서 친구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거야 (...)

너네끼리 7명을 만들어서 와야 방을 배정해주겠대...

아니.. 이거 인프피한테는 진심 오징어게임임ㅜ

 

그러고 갑자기 지금부터 그룹 만들어서 나한테 와! 하고 다들 자리에서 막 일어나는데 그 순간만큼은 약간 온거 후회할뻔 했음

일단 버스 옆자리에 타고 온 여자애가 다른 사람들 몇 명이랑 모여있길래 글로 갔더니, 합류성공해서 생각보다 금방 방을 받았어(?!)

 

7명중에 나를 제외하고 3명은 독일인 3명은 프랑스인이었는데, 학교에서도 많이 느끼는 건데 여기 독일인이 정말 많고, 프랑스에서 온 사람도 많아서 그 이유가 되게 궁금함..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많이 가니까 한국인을 엄청 많이 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도 않어

중국인이 정말정말 많고, 독일인 프랑스인 종종 미국인 이렇게가 가장 많은 것 같음

 

나중에 방 같이 쓰는 독일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독일인들은 자연을 엄청 좋아하는데, 독일에는 없는 거라 호주로 많이 오는 것 같다' 라고...

 

 

어쨌든 그 방에서 나만 학생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au pair라고 가족한테 고용되어서 가정내에서 아이돌보는 일을 한대

에이전시에서 할인을 제공해서 거기서 많이들 오는 것 같았는데, 약간 나는 학교에서 소개해줘서 놀러온건데, 방에서 나 빼고 다 같은 일을 한다니까 이런 사회가 있구나 싶어서 놀랐음..

 

제일 신기했던 건, 들어보면 일뿐만 아니라 가끔 가족들한테 받는 대우나 환경이 절대 쉬운 게 아닌데 대부분 19살이고 심지어 외국에서 와서 일을 한다는 게 꽤나 놀라웠던... 

 

 

다음날 아침을 먹은 후에 바디수트를 입고 바다로 가서 서핑 강습을 받고, 바다로 들어가는데 바닷물이 진짜 미친듯이 짜다

상상도 못하게 짬

끊임없이 치는 파도를 뚫고 적당한 수심과 적당한 위치를 찾아서 서핑보드를 끌고 가야하는데, 중간에 위치 잘못걸리면 파도에 잡아먹혀서 바닷물로 그냥 코세척 하는거여;;

 

그리고 한 5m 걸어가다가 파도 하나에 밀리면 10m 뒤로 가벌여.. 바다에 있는 시간의 90% 이상이 걸어들어가서 적당한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캠핑동안 총 3번 서핑을 했는데, 첨에는 강사님 도움받아서 딱 한번 성공해봤뎌

 

그래도 점점 하니까 익숙해져서, 일어나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파도나 위치 고르는 눈도 조금씩 생기는 게 재밌었다

마지막 서핑때는 파도만 잘 잡으면 보드 위에 설 수 있는 정도까지 되어서 더 큰 파도에서 타보고 싶기도...

 

 

서핑캠프에 온 사람들이 거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여서, 약간 수련회 같기도 하고..ㅎ 캠프측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히 규제할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건 없었다

늦은 밤에 해변에 가는 것도 자유롭게 두는데, 대신에 거기서 잠을 자거나 밤 수영은 하지 말라는 안내정도는 해주고, 따로 직원이 동행하지는 않는다

코로나학번이라 엠티도 안가봐서 수학여행 st에 길들여진 나,,

 

서핑이 모두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에 인근 펍을 갔다가, (강남스타일을 틀어주고 사람들이 말춤을 추는데 혼돈 그잡채였다) 서핑을 했던 해변으로 향했다

이 해변은 진짜 쌩 자연이라 조명이고 뭐고 하나도 없다..

어두울 때 바다 들어가면 진짜 어둠속에 묻히는거임ㅜ

 

대신 별이 정말 잘 보였서

뻥 뚫린 곳에서 아무 방해 없이 수많은 별을 보는 걸 한번쯤 꼭 해보고 싶었는데, 잊고있다가 갑자기 버킷리스트 이뤄버린 사람 됨.

근데 사실 구름도 없고 도심에서 꽤 떨어진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막 별이 펼쳐지고... 엄청나고... 그렇진 않았다...

별은 많았지만, 난 호주의 자연이면 은하수가 선명하고 이런 줄 알았지...

 

아마 밤에 달이 안 뜨는 시기를 잘 맞추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면 훨씬 더 잘보이지 않을까

 

 

그래도 여기 밤이면 쥐 같은 동물이나 웜뱃도 돌아다니는 꽤나 자연...

제일 중요한 건 "신호가 잘 안 잡힌다"

데이터는 거의 안되는 수준이고, 와이파이에 연결을 해도 신호자체가 잘 안잡혀서, "운 좋으면 인스타 스토리를 안좋은 화질로 볼 수 있는 정도" 

카톡도 오긴 하는데 나는 못보내서, 그냥 읽씹하는 사람 돼버리는거임

 

 

그렇게 2박 3일 캠프는 예상보다 재미있게 다녀왔다

사실 가장 걱정했던 건 가서 뻘쭘하니 2박 3일 혼자 있다가 오는 거였는데..^ 나름 룸메이트들과 잘 지내다 옴

다만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던지라, 남들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내가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사람들이 나를 낯설어하지 않을까 내가 쉽게 눈에 띄진 않을까 걱정하긴 했다

 

다 똑같은 사람인건 아는데 그런 환경에 처음 놓여보니까 바로 녹아들기가 쉽지 않다..^

나를 국적에 상관없이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괜한 고정관념이었다는 걸 알았으니, 비슷한 상황이 오면 내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믿지만 한국인조차 낯가리는)

 

 

 

그냥 이상태인듯